영화 브로커 줄거리
비 내리는 밤, 소영(아이유)이 아기를 안고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걸어 올라오면서 성당 앞에 마련된 '베이비박스'로 향한다. 영화 속 장면에서는 우산에 가려져 얼굴은 보이지 않고, 가는 맨다리만을 화면 속에 선명하게 보여준다. 소영(아이유)은 '베이비 박스'라고 적힌 작은 문 앞에 아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가버린다. 이 모습을 경찰 수진(배두나)이 잠복근무를 하면서 차 안에서 목격하게 되며 그렇게 버려진 아기 '우성'은 곧바로 인신매매범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의 타깃이 되고, 아기 '우성'은 상현(송강호) 품에 안겨 어디론가 이동한다. 다음날, 소영(아이유)은 성당을 다시 찾아가 보지만 '우성'은 이미 그 곳에 없었고 소영(아이유)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는 소영에게 자신들이 아이를 팔면 소정의 사례금을 받으며 양쪽을 매개하는 직업인 '브로커'라고 사실대로 털어놓게 되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소영(아이유)은 사고로 임신하게 됐고, 아이를 지우라고 하는 우성의 친부를 살해한 사람이다. 소영(아이유)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우성을 키울 수는 없다고 판단했으며,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현(송강호), 동수(강동원)와 함께 우성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그 과정에 들른 보육원에서 '해진'이라는 아이까지 합세하게 되고, 이 5명이 일종의 가족과 같은 형태를 이루면서 함께 이동하고 다니면서 대안 가족이 생성됐다가 해체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다섯명은 서로 전혀 가족이라고 의식하지 않고 있으며, 상현과 동수는 아이를 빨리 팔고 돈을 얻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서로가 남들 앞에서 가족처럼 연기를 하다가 점점 진짜 가족처럼 느끼게 된다.
입양의 자격이 충분한 윤씨 부부가 등장하게 되고, 윤씨 부부는 임신을 했었지만 딸을 사산한 적이 있는 부부이다. 딸을 사산한 상태에서 다시 임신이 어려워져 입양을 하려한다. 소영(아이유), 상현(송강호), 동수(강동원)가 아이를 팔기 전날, 숙소에서 불을 끈채 모든 사람이 누웠고 아이를 버렸던 소영(아이유)이 인물들에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말을 전하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쯤에 달리는 기차에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소영(아이유)은 "지금 만난 사람들을 미리 만났다면 우성이를 버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라고 상현(송강호)에게 말했고, 그 말을 들은 상현(송강호)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대답했지만 소영(아이유)은 기차에서 나는 큰 소리 때문에 상현(송강호)의 말을 듣지 못하게 된다.
형사 수진(배두나)은 소영(아이유)에게 자수를 권하게 되는데 자수로 살인죄가 아닌 상해 치사죄 인정 시에는 3년의 징역살이를 하게 되고, 일찍 출감하게 되면 우성을 직접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고, 결국 소영(아이유)은 자수를 했다. 그 이후 수진(배두나)이 우성이를 맡아 키우게 되고, 수진(배두나)은 윤씨 부부가 우성이를 정식으로 입양할 수 있을 때까지 주기적으로 매달 15일에 관련된 모든 이들을 만나게 된다. 상현(송강호)의 봉고차에 있는 다섯명의 가족사진이 흔들리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이 영화는 마무리가 되는데, 극 중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었지만, 후련하게 끝나는 영화는 아니었다.
모성은 인간의 본성일까
이 영화 속에서 윤씨 부부의 아내는 자신이 직접 수유를 해도 될지 질문을 하게 되는데, 윤씨 부부 아내가 아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소영에게 집중을 하게 된다. 영화 속 장면을 통해 소영은 입양하려는 윤씨 부부의 아내가 아이에게 수유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적으로 충격받았을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소영은 아이를 버린 엄마이고,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며 모성에 관해서 타고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소영의 심리는 직접적인 대사를 통해 설명하지 않으면서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에서 소영의 캐릭터를 다루는 중요한 방식이다.
영화 브로커 속 모성은 아이를 낳았다고 무조건적으로 모성이 생기는 것이 인간의 본성은 아닌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소영이 아이를 버리고 확인하고 팔아 넘기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그녀가 엄마로서 깨닫게 되는 자각, 결심, 노력을 다루고 있다. 또한 소영이 어머니로서의 자기의 위치를 자각하고 그로 인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을 집중적으로 비추고 있다.
로드 무비 스타일
영화 브로커는 소영, 상호, 동수가 구매자들을 찾으러 다니면서 여행을 하게 되는 로드 무비 스타일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베이비박스, 봉고차, 그리고 사회'의 연결성을 언급한 적이 있으며, 상호가 운전하는 세탁소 봉고차 뒷좌석에 매달린 옷들은 자동차가 집을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다섯명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은 서로 흩어져 있어도, 그들이 함께 타고 다녔던 봉고차만은 완연한 '집'의 모습으로 그들이 함께했던 시간을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섯이 함께 찍은 작은 흑백 스티커 사진은 자동차의 움직임을 따라 마구 흔들렸고, 그들의 불안한 미래를 상징하는 듯 했다. 일시적으로 집단을 이룬 이들이 머무는 곳은 주로 폐교나 허름한 모텔이었고, 입양 부모들과의 만나기로 한 장소는 야외이거나 임시로 빌린 장소였다. 집은 이 영화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는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 배우가 한국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할 때, 보육원 출신의 사람들의 만남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듣게 되는 말은 "나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였고,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자책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고 한다.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를 "우리 모습 그리고 우리의 이웃들 그리고 삶의 어떤 가치 이것들을 국적을 떠나가지고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 라고 설명했고, "한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라며 "국적을 떠나서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충분히 느끼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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