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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비상선언

by 포르쉐를타는여자 2022. 8. 5.

영화 비상선언

가족애와 직업적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영화 <비상선언>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이 있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는 비행기가 뭐예요?" 행선지가 없는 진석(임시완)이 묻는다. 한편, 아토피로 고생 중인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을 견디고 비행기에 오르는 재혁(이병헌)은 탑승 전 딸로 인해 진석(임시완)의 존재를 알게 된다. 승객이 가장 많은 비행기를 찾던 진석(임시완)은 자신의 비밀스러운 행동을 지켜보는 재혁(이병헌)  딸이 자신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지켜보는 것에 불쾌감을 느껴, 150명의 승객이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 KI501에 함께 오른다. 한편, 형사 인호(송강호)는 의문의 남자가 영어로 당장 오늘 비행기를 테러할 거라는 테러 예고 영상을 제보 받게 되면서 재난의 서막을 보여준다. 진석(임시완)의 계획대로 KI501 항공편에서 화장실에 다녀온 승객 한 명이 갑자기 피를 토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게 된다.  형사 인호(송강호)가 진석(임시완)의 신상과 혐의를 파악하고, KI501 비행기에 인호(송강호)의 아내가 타고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하게 되면서 탑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기내는 혼란에 휩싸였고, 재혁(이병헌)의 딸의 고발로 진석이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감염자를 내쫓으려고 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신속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정부, 바이러스 덩어리가 있는 비행기의 착륙을 거부하는 다른 국가의 결정이 재난 상황을 악화시킨다. 상공에서 부기장 현수(김남길)와 사무장 희진(김소진)은 증상이 발현해도 내색하지 않고 동 떨어진 공간에서 150명이 겪는 재난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면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소임을 다해 승객을 구하려고 한다. 반면, 지상에서는 책임감과 균형감을 고루 갖춘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는 '메뉴얼대로 해야 하지 않냐'고 물으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박해준)와 함께 사건을 수습하고 해결하기 위해 테러범을 제압하고, 모두가 무사히 회항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한다. 한재림 감독은 '작은 인간'들이 영화에서 분투하면서 재난이 닥쳤을 때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으며, '가족애'와 '직업적 책임감'의 감정을 공유하고 영화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나간다.

영화 <부산행>과의 비교

 '비상선언'이란 항공기가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을 할 수 없을 때 무조건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항공 용어이다. 총, 칼과 같은 무기도 없이 손 안에 쥔 바이러스 스프레이 하나로 최소한의 사망 피해와 감염병을 일으키는 생물학 테러는 제한된 공간인 비행기 안에서 도망갈 곳이 없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드러나게 한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까지 찾아오면서 영화 <비상선언>은 거대한 재난과 그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공포의 절망적인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담아내어, 영화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과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간 한국형 재난 영화들과는 다르게, 재난 발생 전 후와 이를 둘러싼 정부, 가족, 국민의 시선까지 아울렀으며 IT 강국의 힘도 함께 녹여냈다. <비상선언> 영화를 감상하면서 영화 <부산행>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 영화 <부산행> 은 밀폐 된 기차를 주 공간으로 삼고 긴 기차의 특성을 살려 점점 칸을 이동했었다면, 영화 <비상선언>은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이 전부이다. 이를 활용하여 조종석과 화장실, 벙커, 갤리 등 일반 탑승객들은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비행기 내 공간도 비춰준다. 배우 송강호는 "재난이 벌어지면 안되지만 재난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사회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 영화가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생각이자, 삶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들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것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와 같은 영화

 영화의 러닝 타임은 140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제 비행기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360도 회전하는 초대형 세트로 구현했다. 옛날 다큐멘터리 느낌을 주기 위한 필름 질감을 사용했으며 이를 더 자세히 표현하기 위해 인물과 거리를 두고 핸드헬드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영화 초반부를 지나고 후반부는 재난을 맞게 되는 다양한 인간상을 비춰주는데,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시퀀스가 여러번 반복되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재난을 마주하게 된 인간들에게서 보여질 수 있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혐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지나온 한국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우리의 모습들과 굉장히 유사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테러가 발생한 비행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과 각국의 봉쇄조치가 부른 외교문제는 흡사 코로나 감염병 사태 초창기를 연상하게 했으며 지금의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메세지가 주는 무게감을 담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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