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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한산 : 용의 출현

by 포르쉐를타는여자 2022. 7. 29.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한산대첩을 영화화한 작품

 <한산: 용의출현>은 명량 해전으로부터 5년 전인 1592년 4월, 조선의 임진왜란 발발 후 15일만에 왜군이 한양을 뺏긴 위기에 놓이면서 영화는 사천해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56척의 조선 배가 왜선 73척 중에 47척을 격파하여 왜군 1만여 명을 전사시켜 임진왜란에서 큰 승리를 거둔 '한산대첩'을 영화화 했다. 한산대첩은 진주대첩, 행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의 3대 대첩으로 불린다. 이순신 장군은 연이은 패배와 선조마저 의주로 파천하여 수세에 몰리게 되지만 그 무렵, 이순신(박해일)이 바다에서 거북선을 활용한 전쟁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게 된다. 한편 육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와카자키(변요한)는 이순신의 조선 수군을 이기기 위해 첩자를 보내 거북선 도면을 훔친다. 이전 전투에서도 거북선이 손상되면서 출정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고, 바다보다 진주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균(손현주)이 이에 반발을 하며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순신은 학익진을 떠올리게 되면서 조선의 운명을 위한 필사의 전략을 준비한다. <한산>은 조선 수군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일방적인 설정보다는 전략에 관한 입장 차이에서 나오는 갈등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명량 vs 한산

<명량>이 개봉된 지 8년만에 <한산>이 개봉 됐다.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의 해전 중 1592년 한산해전, 1597년 명량해전, 1598년 노량해전 이렇게 3부작을 만들 것임을 공표했다. <한산>에서는 혼자서 고군분투하지 않고 사람과 함께 싸우는 협업을 강조하였는데, <명량>에서의 이순신은 고독하고 불굴의 의지에 집중 된 인물이었다면 <한산>에서는 주위에서 그를 도왔던 장수들의 역할을 차분히 조망하여 인물 한명을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고 한산대첩의 역사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또한, <한산>에서는 <명량> 때 시도하지 않았던 애니메이션화를 시도하여 시각화 작업을 거친 영화인데, 누구든지 실제로 착각할 만 정도의 시각효과와 기술을 보여준다. <명량>을 촬영했을 때에는 실제 바다 위에 배를 띄워놓고 촬영을 했었는데, <한산>에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트장에 전체 크로마키를 치고 조명을 LED를 사용하여 촬영을 진행하여 VFX와 미술까지 다 처리했다고 한다. 또 <명량>이 명량해전의 역전승의 묘미를 보여주면서 뜨겁게 타오르는 기운의 이순신 장군을 묘사하려고 했다면 <한산>은 왜군의 배 47척을 격침하고 12척을 붙잡은 한산대첩으로 승세로 가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냉정한 판단을 중점으로 묘사하려고 한다. 그래서 <명량>에 비해 이순신의 극적인 감정 변화가 적고 차분하게 지략을 펼치며 전장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에만 힘을 준다.

학익진 진법

 한산도 대첩은 시기적으로 임진왜란이 터지게 된지 2~3달 밖에 안되는 상황이며, 임진왜란 중 1592년 7월 한산도 앞바다에서 조선 수군이 왜군을 학익진 진법으로 무찌른다. 한산도 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은 해군에 최초로 학익진법을 적용했으며, 해전에서 초승달 형태의 어린학익진(魚鱗鶴翼陳)을 사용했다. 조선의 수군은 지형이 좁고 암초가 많은 견내량에서 한산도 앞 넓은 바다로 적들을 유인한 뒤, 학익진법으로 적을 포위했다. 이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영화의 1부에서는 조선과 왜의 심리전과 첩보전으로 인간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보여주고, 2부에서는 51분 동안 첩보전을 끝낸 조선과 왜가 한산도 앞바다에서 맞붙는 해상 전투를 담아 보여준다. 2부의 해상 전투는 함대전의 팽팽한 긴장감과 큰 대포 소리가 속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해상 전투 중 학익진을 대형 스크린으로 마주한 순간 가슴이 웅장해지고, 위기의 순간에 거북선이 마치 수호신처럼 등장하는 순간에는 관객 입장에서 굉장히 짜릿하다. 뛰어난 시각효과의 기술로 장시간 이어지는 해전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영화를 완성했기 때문에 한산도 대첩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전투 장면에 등장한 자막

 <한산>의 이순신은 감정을 분출하지 않으며 전투 중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발포하라"고 말하는 모습으로 전략가로서 지혜로운 모습의 활을 든 군자의 초상이었다. 이 모습은 모두가 혼란스럽고 두려운 가운데,  거대한 산처럼 든든하다. 거북선은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는 역사적인 기록으로는 불분명하다. 이 불분명함을 <한산>은 유연하게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이 영화적 상상력으로 CG로 무장한 후반부 전투 장면은 매끄러운 관객들의 몰입을 위해 한글 자막을 붙였다. 이는 다양한 소리에 묻혀버리는 작은 소리를 해결하려 자막을 삽입하였으며, 기존 자막 처리 방식에 대한 시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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