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의 역사적 관련성
영화는 1983년, 실제 군부 정권이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화 운동을 탄압했던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북한 조종사 이웅평 월남 사건, 아웅산 테러 사건 등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녹아들어있어서 역사적으로 굵직했던 사건들을 토대로 픽션화 했으며 중요한 상황에서 액션으로 심리를 드러내는 영화이다. 하지만, 초입부터 이어지는 장면은 역사 재현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한다. 또한, 워싱턴에서 대통령을 노리는 암살자, CIA와 안기부 요원들이 벌이는 첩보 액션 드라마가 장르이며 믿음과 신념에 갈등하는 사람들의 내용이자 상황에 따라 캐릭터들의 결정에 대한 주목을 해야하는 것이 이 영화로서 제공하는 볼거리다. 그러므로 영화 <헌트>는 실화와 절묘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장르적인 성취와 시대의 초월적인 주제에 대한 평가의 관심을 집중시키게끔 만드는 데뷔작이다.
박평호(이정재), 김정도(정우성)의 관계
안기부 해외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는 조직 내 스파이 '동림'의 색출 작전으로 인해 숨 막히는 추적 작전을 펼친다. 이러한 간첩을 색출하는 소재를 안기부의 조직 내부 정치 싸움으로 확장시키고, 두 캐릭터 모두 충직한 부하직원과 자신의 약점이 되는 사람이 한명씩 있으면서 서로의 약점을 건드리기도 한다. 또한 우정과 적대심 두가지 감정이 함께 섞여있는 관계이기도 하다. 스파이를 통한 일급 기밀 사항이 유출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해외팀 박평호(이정재)와 국내팀 김정도(정우성)은 서로를 용의선상으로 올리게 된다. 스파이를 찾아내지 못하면, 자신이 스파이로 지목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정부 역시 간첩을 소탕하는데 특진과 포상금을 걸어 조직 내의 경쟁을 자극하게 되며 그에 따라 서로를 향한 긴장감을 유발하여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감춰진 진실을 쫓아가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연출 된다. 일본 도심을 누비는 역동적인 카체이싱과 실내 총격신, 대규모 스케일의 폭파 등 다채로운 액션과 함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박평호(이정재) 그리고 김정도(정우성)의 알력 다툼, 팽팽한 두 캐릭터의 대립관계를 형성함으로서 고도의 심리전으로 단순하게 선과 악으로 정의내릴 수 없어 한 인물의 시선으로만 사건을 바라볼 수 없는 영화이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간첩으로 만들게 되는 술수 또한 꾀하게 된다. 영화 장면 중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 두 인물이 취조를 하는 과정에서 매직미러를 사이에 두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거울을 보면서 서로를 의심하면서 대화를 나누지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 밖에 볼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서로가 같아 보이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또한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은 스파이의 실체를 색출해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마지막 숙제를 남겨둔 채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하며 서로에 대한 의심과 배신의 정서를 동력으로 삼아 내용이 계속해서 진행된다.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넥타이 빼고, 두 사람의 의상이 거의 비슷해진다. 이는 마지막이 되면 두 사람이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의도로 보여진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수단과 목적, 대의에 대한 실천에 대한 쟁점으로 뻗어나가며, 박평호(이정재)가 동료들을 배신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집단이 선택한 길이 반이데올로기에 가깝다는 모순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웅산 테러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아웅산 테러 사건' 이라는 익숙한 모티브를 끌고와서 장르적으로 재미있게 구사하였으며, 그만큼 스케일이 거대하면서도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아웅산 테러 사건을 영화 속으로 끌고 들어와서 한국적인 상황 속에 이식 했기 때문에 이물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웅산 테러 사건은 북한이 1983년 10월 9일 당시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과 수행원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테러이며 미얀마의 아웅산 묘소에서 일어난 강력한 폭발로 인해 대통령의 공식, 비공식 수행원 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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